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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을 반성하며 길을 찾다 환경과 미래 53호, 2005년 봄호 특 집 / 환경운동, 신발 끈을 다시 묶다 비판을 반성하며 길을 찾다 이수경(사무처장) 올 것이 왔다. 환경운동이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지난 20년 가까이 환경운동은 비판의 무풍지대에서 성장해 왔다. 성장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성찰은 부족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일은 넘쳐났다. 오류는 누적되고 숨고르기를 권하는 비판의 목소리는 내 외부를 막론하고 거세고 아프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환경위기의 시대에 환경운동의 위기를 말하는 비판을 거울삼아 환경운동을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자. 제도화 된 환경운동 “권력의 단 맛에 취해 환경운동 본연의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내부로부터 시작되었다. 연초 에코생협이 대기업에 물품판매를 협조하는 공문.. 더보기
상처, 헤집다 환경과 미래 52호, 2004년 겨울호 산다는 것 상처, 헤집다 이 수 경(사무처장) 발에 작은 유리조각이 박혔습니다. 제 딴에는 열심히 치우면서 산다고 했는데, 살면서 흘리고 다닌 오류들이 복병처럼 숨어 있다가 나를 치고 맙니다. 방에 들어가서 발을 들여다보려는데 영 거북살스럽습니다. 허리가 잘 굽혀지지 않으니 발바닥을 들여다보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워낙 유연성이야 떨어졌지만 허리 굽힐 줄 모르고 살아 온 세월이 제 발바닥 들여다보는 일조차 이리도 부들부들 떨리게 만들었나 봅니다. 유리조각이 박힌 살 양편을 잡고 살을 늘이니 발바닥이 하얘졌습니다. 박힌 유리조각이 보입니다. 집게를 찾아서 유리조각을 집으려는데 손이 영 둔합니다. 유리조각을 몇 번 놓치다가 결국 유리조각은 더 깊이 박혀버리고 말았습니다.. 더보기
오태양과 제시카 일병 환경과 미래 50호, 2004년 여름호 오태양과 제시카 일병 이 수 경(사무처장) 1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잠정적이지만 무죄가 선고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병역거부가 신성한 국민의 의무라면서 흥분하는 이들을 보면서 생각난 건, 가녀린 미국군인인 제시카 일병이 이라크인을 개줄에 묶어 끌고 다니는 사진이었다. 사진과는 달리 임신을 해서인지 살집이 오른 제시카가 턱을 쳐들고 그것은 미군의 조직된 점령행위의 일부였으며 자신은 그저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인터뷰를 보면서 느꼈던 역겨움이 되살아났다. 이라크전에 참전하기 이전의 제시카가 그저 착한 시골 처녀였다거나 하는 보도를 접하면서도, 인간성이 전쟁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는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당당한 제시카의 변론이 뻔뻔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건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