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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경

핵발전과 두려움 환경과 미래 53호, 2005년 봄호 산다는 것 핵발전과 두려움 이수경(사무처장) 핵폐기장 건설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정부는 작년, 논란만 일으키고 성사되지는 않았던 사회적 합의 절차 없이 핵폐기장 건설을 강행할 예정이다. 정부가 올해 10월말까지 부지를 확정짓겠다는 중저준위 핵폐기장은 안전성면에서 주민수용성이 높아 정부는 이번에야말로 지난 20년 가까이 분란만 일으키던 핵폐기장을 건설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정부의 이런 판단을 뒷받침이나 하듯이 주민의 핵폐기장 유치 신청이 속속 보도되고 있으며, 정부는 이에 고무되어, 반핵단체 간에도 또 지역대책위 간에도 논란만 많던 사회적 합의는 요식적인 절차로만 끝낼 요량인 모양이다. 지역주민도, 사회단체도 이번 중저준위핵폐기장 건설에 있어서만큼은 정부.. 더보기
수소,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인가? 환경과 미래 53호, 2005년 봄호 수소, 지속가능한 에너지원인가? 이수경(사무처장) 바야흐로 지속가능에너지 시대가 열리기는 열리나 보다. 산업자원부 자원정책실 원전사업기획단 산하에 신재생에너지과가 생기고, 한국원자력수력주식회사(이하 한수원)에도 신재생에너지실이 신설되는 등 정부와 한수원의 신재생에너지 개발 보급의지가 어느 때보다 높다. 정부는 2004년을 신재생에너지 원년으로 삼아, 태양광이나 풍력 등에도 집중지원을 시작하여 2011년에는 신재생에너지 강국이 되겠다고 한다. 2003년 우리나라의 대체에너지의 비율은 2.06%에 불과하다.(표1. 참조) 이는 뉴질랜드(2000, 33.3%), 덴마크(2000, 10.8%), 스위스(2000, 18.3%) 등에는 한참 못 미치고, 독일(2000년, 3.3.. 더보기
비판을 반성하며 길을 찾다 환경과 미래 53호, 2005년 봄호 특 집 / 환경운동, 신발 끈을 다시 묶다 비판을 반성하며 길을 찾다 이수경(사무처장) 올 것이 왔다. 환경운동이 본격적으로 출범하고 지난 20년 가까이 환경운동은 비판의 무풍지대에서 성장해 왔다. 성장하는 모든 것이 그러하듯 성찰은 부족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할 일은 넘쳐났다. 오류는 누적되고 숨고르기를 권하는 비판의 목소리는 내 외부를 막론하고 거세고 아프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환경위기의 시대에 환경운동의 위기를 말하는 비판을 거울삼아 환경운동을 반성하고 새로운 길을 모색해보자. 제도화 된 환경운동 “권력의 단 맛에 취해 환경운동 본연의 순수성을 잃어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은 내부로부터 시작되었다. 연초 에코생협이 대기업에 물품판매를 협조하는 공문.. 더보기
오태양과 제시카 일병 환경과 미래 50호, 2004년 여름호 오태양과 제시카 일병 이 수 경(사무처장) 1 양심적 병역거부자에게 잠정적이지만 무죄가 선고되었다. 예상했던 대로 병역거부가 신성한 국민의 의무라면서 흥분하는 이들을 보면서 생각난 건, 가녀린 미국군인인 제시카 일병이 이라크인을 개줄에 묶어 끌고 다니는 사진이었다. 사진과는 달리 임신을 해서인지 살집이 오른 제시카가 턱을 쳐들고 그것은 미군의 조직된 점령행위의 일부였으며 자신은 그저 명령에 충실했을 뿐이라는 인터뷰를 보면서 느꼈던 역겨움이 되살아났다. 이라크전에 참전하기 이전의 제시카가 그저 착한 시골 처녀였다거나 하는 보도를 접하면서도, 인간성이 전쟁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는지에 대해 충분히 공감하면서도, 당당한 제시카의 변론이 뻔뻔해 보이기는 마찬가지였다. 그건 .. 더보기
탄핵사태로 본 시민사회의 총선운동 환경과 미래 49호, 2004년 봄호 탄핵사태로 본 시민사회의 총선운동 이 수 경(사무처장) 16대 국회가 다수의 힘으로 대통령을 탄핵하면서, 다시 전국에서 촛불이 밝혀지고 있다. 국민 다수의 표를 얻어 국민의 대표가 된 국회의원 다수의 표결이 국민 다수의 의견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타난 결과이다. 부패한 정치권에 염증을 느끼고 있던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을 계기로,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정치권에 대해, 권리를 임대해 준 주권자로서의 적극적인 의사표명을 하고 나선 것이다. 16대 총선에 이어 17대 총선에서도 시민사회단체는 낙천낙선운동, 당선운동, 정책평가 등 유권자운동을 계속하고 있다. 정치권 등 일각에서는 낙천낙선운동 등 시민사회단체의 정치참여에 대해 줄곧 비판해 오고 있는데, 대통령 탄핵을 계기.. 더보기
부안에서 밝힌 100일째 촛불기원 환경과 미래 48호, 2003 겨울 부안에서 밝힌 100일째 촛불기원 이수경(사무처장) 좁은 봉고차 안이었지만, 맨 뒷자리를 차지하게 되어서 마음은 한없이 느긋해졌다. 뒤에 사람을 두지 않는다는 사냥감같은 본능 때문인지, 주행 중인 차의 뒷자리가 가장 위험하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주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낯선 사람들 뿐이라 이어폰을 끼고 준비해 간 음악을 듣는 여행길은, 의례적인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 지루함까지 덜 수 있어서 한결 홀가분했다. 창 밖으로는 가로수의 낙엽이 휙휙 지나가고, 태풍에도 벼를 키워 낸 논은 단풍 든 산 아래에서 노랗게 일렁이고 있었다. 케빈 컨의 음악은 감미로웠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논 풍경은 한가로웠다. 소문으로 듣던 것과는 달리 부안은 떠들썩하고 흥겨웠다. 차일 .. 더보기
거니는 자유(Freedom of Roam)(영국 체류기) 환경과 미래 47호 2003년 여름 거니는 자유(Freedom of Roam)(영국 체류기) 이 수 경(사무처장) 서울에서야 참 심심할 일이 없다. 혼자 방안에 있어도 TV를 틀어두고 가끔씩 재미난 데만 보는 재주를 가진 탓에 TV를 보면서도 심심하다는 얘기는 내겐 영 남의 일이다. 엎드려서 책을 보다 TV를 보다가 하다가 그도 지루하면 전화로 수다를 떨다가 낮잠도 자다가 하면 하루가 금방 간다.(써놓고 보니 백수가 내 체질인 성싶다) 그렇게 여러 날을 까먹어도 자고 나면 새 날이 밝고 새 책과 새 프로그램이 천지에 깔렸으니 맨날 심심할 일이 없다. 그래서 언제가는 한 달하고 보름을 문 밖에 나가지도 않고 방안에서 뒹굴 거린 기록도 있다. 한 발도 현관문 밖을 안 벗어나고 말이다. 그렇게 혼자 뒹굴 거리.. 더보기
이라크전 소고(영국 체류기) 환경과 미래 46호 2003년 4월 - FOOTPATH에서 동물이랑 나랑 이라크전 소고(영국 체류기) 이 수 경(사무처장) 1. 이곳 영국에서 보는 뉴스는 아주 재미있습니다. 도대체 이 나라가 전쟁을 수행하고 있기는 한 국가인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집권 노동당의 어느 하원의원이 반전의사를 표명하기 위해 각료직에서 사임을 했다더라 하면서 아주 영웅으로 만들어 일대기를 보도하기도 하고, 국익을 위해 전쟁을 수행하고 있는 총리를 공공연히 부시네 '푸들'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또 국민을 설득하기 위해 나온 총리를 사회자와 질문자가 합심하여 몰아세우고 야유하고, 좀 인사치레로 웃은 총리에게 왜 웃느냐고 지금 그게 웃을 일이라고 생각 하냐고 몰아세우기도 합니다. 연일 적국의 국민을 인터뷰하면서 이 전쟁이.. 더보기
애플데이 환경과 공해 45호, 2002년 12월 애플데이(영국 체류기) 이 수 경(사무처장) 사람은 어디 있든 자기하고 비슷한 사람끼리만 만나게 되는 걸 보면, 인연이라는 건 결국 매 순간마다 선택한 결과가 모인 거라는 말이 생각났다. 만리타국에 와서까지, 아무리 영국에는 환경운동가가 흔하다지만, 환경운동가를 친구로 두게 될 줄이야. 여기 도착하고 나서 얼마 있다가 차가 필요해서 중고차를 알아보기로 하였다. 10년 정도 된 차인데 아주 깨끗하고 값도 싸게 나온 차가 있어서 구경하러 갔다. 차의 전 주인이랑 이런저런 얘기를 하던 중에 도보여행자의 천국이라는 영국에서 일년동안 실컷 트레킹을 즐겨보겠다고 했더니, 차 주인은 반색을 하면서 트레킹 자료를 보여주었다. 그러다가 서로 하던 일에, 하는 일에, 할 일에 그런 .. 더보기
우리동네 리본 아줌마는 어디 갔지 환경과 공해 44호, 2002년 10월 우리동네 리본 아줌마는 어디 갔지 (영국 체류기) 이 수 경 (사무처장) 1. 우리가 어렸을 때에는 어느 동네에나 미친 사람이 한 명씩은 꼭 있었습니다. 우리 동네엔 머리에 리본을 커다랗게 맨 아줌마가 있었는데 옷은 늘 같은걸 더덕더덕 껴입어도 머리통만큼 커다란 리본은 매일매일 다른 천으로 매곤 했었습니다. 간혹 애들이 놀리기도 했지만 리본 아줌마가 나타나서 동네 아주머니들이 수다를 떠는 마루 한 귀퉁이에 그냥 걸터앉아 있으면 아줌마들이 찬밥도 주고 옥수수도 주고 그랬습니다. 리본 아줌마는 애들이 놀리면 가끔 애들한테 돌을 던지기도 했지만 그냥 있는 듯 없는 듯 동네에서 풍경처럼 우리와 같이 살았습니다. 또 리본 아줌마에게는 아줌마의 엄마인 할머니가 있었는데 아이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