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의가 해법이다/환경문제, 정의가 해법이다

새만금사업 계속해야 하는 사연, 중단해야 하는 이유

새만금 사업에 대한 올바른 이해 (농림부)』에 대한 우리의 견해

새만금사업 계속해야 하는 사연, 중단해야 하는 이유 

                                                                       이수경  (사무처장)

1. 새만금사업은 왜 필요한가?

농림부는 새만금사업이 식량안보를 위한 쌀 생산을 위해서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농림부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식량자급도는 28.5%밖에 안되기 때문에 새만금을 간척해서 쌀을 생산할 농지를 만들어야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새만금에서 생산한다는 쌀은, 90년대 한 때만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100% 자급되는 거의 유일한 농작물입니다. 그나마 쌀의 자급도가 떨어지는 것은 농림부의 걱정대로 쌀을 생산할 땅이 부족해서가 아닙니다. 낮은 쌀 소득으로 논을 밭으로 전환하고 휴경논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식량안보는 농림부의 말처럼 중요합니다. 그러나 식량안보를 이뤄내기 위해선 환경을 파괴하면서까지 새만금을 메울 일이 아니라 농정을 바로 세울 일입니다. 또 물부족국가인 우리나라에서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새만금호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맞습니다. 우리나라는 UN이 물부족국가로 물대책을 세울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정부는 우리가 먹는 물인 상수원에서 4대강수질개선대책을 실시해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수질을 개선하고 수자원을 확보하는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한 예로 한강수계 수질개선비가 톤당 1,023원에 달합니다. 그래서 상수원이 있는 지역의 주민의 불만이 큽니다. 그래서 정부는 하류인 서울시민에게 물이용부담금을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농사를 짓는 데 필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해 새만금 수질개선비가 톤당 3,088원이 든다고 합니다. 사람이 먹는 물보다 3배나 더 많이 들여서 농업용수를 확보한다는 게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2 .새만금사업은 지금까지 어느 정도 진행되었는지?

 현재 새만금사업은 방조제 33㎞중 19.1㎞의 물막이가 진행되었고 총 공사비에서 내부개발비를 제외한 공사비 1조 1385억이 쓰여 방조제 공정의 66%가 끝났다고 합니다. 그런데 간척사업은 방조제를 쌓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농림부 자료에도 나와있듯이 내부개발비 1조3152억원이 더 필요합니다. 수질개선에 드는 비용은 차치하고라도 공사는 총 사업비 대비 37%의 사업만이 진행되었습니다. 더욱이 감사원 감사자료에서는 내부개발비가 3조 6600억원, 방조제 공사비가 2조 2930원으로 총사업비는 5조 9530억원에 달합니다. 계획입안 당시인 1991년에 1조 3000억이던 사업비가 98년 2조 510억원, 다시 98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5조 9530억원으로 늘어났고 사업이 완공된다는 2011년에는 얼마가 될 지 알 수 없습니다. 들어간 돈이 아깝다고 사업을 멈추지 못하고 주저주저하는 동안에도 국민의 혈세는 계속 바다 속에 잠기고 있습니다. 우리는 시화호는 방조제를 다 짓고도 수질오염으로 사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사실을 잊지않고 있습니다.

3. 새만금사업은 복합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사업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이것이 사실인지?

농림부는 새만금사업은 오로지 농지를 조성하기 위한 사업이며, 앞으로도 농지위주로 개발한다고 약속하고 있습니다. 2000년 12월 18일 발표한 새만금사업에 대한 전라북도의 입장에서 유종근 지사는 "내부개발지 활용방안은 전적으로 중앙에서 결정할 사항이므로 앞으로 중앙정부의 토지이용계획이 결정되면 이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히며 내부개발지 활용문제로 새만금사업 논란이 계속되지 않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3월 18일 EBS에서 방영된 하나뿐인 지구, "시화호 그리고 새만금"에 출연한 유종근지사는 내부개발지를 복합산업단지로 활용하는 안은 자신의 소신이며 중앙정부와 민주당의 권유에 따라 새만금 강행이 관철될 때까지 이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단지 피력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뒤로는 다른 결정과 소신을 갖고 사업을 강행하기 위해서는 다른 약속을 남발하는 정부를 믿어도 될까요? 또 국토개발 사업같은 역사적인 사건을 그때그때 거짓으로 땜질하며 사업을 강행하겠다면, 그 사업은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사업인가요?

4. 새만금호는 시화호와 어떻게 다른가?

새만금호는 오염원의 분포, 유입하천의 수질, 호수의 물 순환 주기, 수질대책준비기간 등 제반여건이 시화호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게 농림부의 주장입니다. 그렇습니다. 모든 호수는 모든 다른 호수와 조건이 같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다른 수질결과를 보장하는 근거라는 것은 이치에 닿지 않습니다. 수질관리대책은 이런 다른 조건에도 같은 수준의 물을 공급하기 위한 것입니다. 시화호의 실패를 새만금의 교훈으로 삼기 위해서는, 맑은 물을 확보하기 위한 수질대책의 효율성과 수질대책으로 수질개선의 효과가 얼마나 있을 지를 가늠해서 돌이킬 수 없는 환경파괴를 막는데 있습니다. 새만금호는 가능한 모든 수질대책을 하나도 빠짐없이 모두 적기에 투자하여도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가능한 모든 수질대책 중에는 하수처리장 용량 증가분(11,000톤/일), 하수고도처리 시설4개소, 하수관거 정비 등, 아직도 재원 조달문제가 확정되지 않은 수질대책도 버젓이 들어 있습니다. 시화호의 경우에서 볼 수 있듯이 재원조달계획이 세워진 경우라도 대책추진과정에서 실제공사기간이 늘어나거나, 재원 조달이 지연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시화호의 수질대책도 계획된 것의 겨우 42.8%만이 시행되었습니다. 이것이 우리가 시화호에서 얻어야 할 교훈입니다.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안된다는 일을 농림부가 나서서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고 큰 소리치는 일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5. 새만금호 수질을 깨끗이 할 수 있는 방법은?

농림부는 환경기초시설을 애초 계획대로 차질없이 설치하면서 축산분뇨 처리, 농경 시비량 감축, 인공습지 건설, 금강호 물 유입, 침전지 설치 등으로 새만금호 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고 합니다. 앞에서도 밝힌 것처럼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가능한 모든 방법 뿐 아니라, 예산계획이 확정돼 있지 않거나 불가능한 방법을 모두 동원하여도, 달성할 수 없다는 목표수질을 무슨 수로 농림부가 달성할 수 있다는 지 이해할 수 없을 뿐입니다. 또 설사, 이러한 수질대책이 모두 시행되어도 수질대책이 100% 효과를 발휘한다는 가정은 무모하기 그지없습니다. 김영삼 정부는 먹는 물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높아지자 93년부터 97년까지 상수원의 오염을 막기 위해 맑은 물 공급 종합대책을 세워 상수원 보호에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이는 정책을 시행하기 위한 재원이 적기에 제대로(계획 대비 105%의 투자율) 투자되었던 데서도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팔당호의 수질은 92년 COD(㎎/ℓ)2.0, 93년 2.1, 94년 2.5, 95년 3.0, 96년 3.1, 96년 BOD(㎎/ℓ)1.4, 97년 1.5, 98년 2.0으로 계속 나빠졌습니다. 이렇게 수질대책이 계획대로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은 여러 가지 다른 변수로 인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하물며 환경부는 무슨 수를 써도 썩는다는 새만금호의 수질을, 농림부는 깨끗이 유지할 수 있다니 앞으로는 농림부가 우리나라의 환경업무까지 맡아야 할 모양입니다.

6. 금강호 물을 새만금호에 끌어들일 경우 금강의 물이 부족하지 않는지, 또 환배수로(우회수로)를 통해 만경강물을 바다로 흘려보내면 해양환경은 괜찮은지?

농림부는 금강호에서 바다로 방류하는 양의 9.6%만을 새만금호로 유입하기 때문에 금강의 물부족 현상은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지역의 강물을 끌어오는 일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닙니다. 벌써부터 금강유역 주민들은 금강호의 물을 희석수로 끌어가면 금강호의 체류시간이 길어져서 금강호의 오염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며 반대의사를 표명했습니다. 또 민관공동조사단의 보고서에서도 금강호의 물을 희석수로 새만금호에 도입할 경우 금강호의 총인농도가 20∼30% 더 악화되는 것으로 예측하였는데 새만금호의 수질을 예측하는데 이용된 금강호 수질에는 이런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희석되는 금강호 수질의 총인 농도의 120∼130%를 반영해서 다시 계산해보아야 금강호로 희석된 새만금의 총인 농도를 알 수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그런 구차하고 번거로운 계산에 매달릴 필요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렇게 낮춰서 계산한 오염량으로도 새만금호는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또 서로 달리 흐르던 두 하천을 뒤섞는 일은 물 더하기 물처럼 간단한 일이 아닙니다. 자연의 하천은 물 뿐 아니라 그 속의 많은 생물까지 포함한 것 모두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금강호를 새만금호로 유입하기 위해서는 금강하구와 인근 연안 해역에 미치는 환경영향과 금강호-새만금호간 생태적 교류시 발생할 수 있는 생태환경 변화 등에 대하여 추가적인 환경영향 조사가 필요합니다. 또 농림부는 환배수로를 통해 만경강에서 흘러 온 물을 그대로 바다로 흘러보내는 것이 아니라 침전지와 환배수로, 습지 등을 거쳐 정화된 후 바다로 방류되기 때문에 오히려 수질을 더 깨끗이 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환경부는 공학적 타당성, 사회적 수용 가능성, 외해에 미치는 환경영향 등에 대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아 실현여부가 상당히 의문시 되고 수질예측도 불가능하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농림부는 실현가능성도 수질개선효과도 검토조차 되지 못한 대책으로 수질이 개선된다고 주장하는 것입니다. 오히려 주무부서인 환경부는, 한발 등 갈수기와 관개기가 겹치는 시기에는 금강, 동진강에서의 유입수량도 크게 제약을 받게 될 것이므로, 만경강으로부터 유입되는 물을 모두 외해로 배제하게 되면 수심이 낮아져 조류가 많이 발생하고, 저니층에서 용출되는 오염물질이 증가하고, 체류시간 감소로 인의 침전효과가 감소되어 인 농도가 증가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또 갈수기 등 평상시 외해로 배제되는 만경강물은 습지, 저류지를 거치더라도 오염도가 높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결국 농업용수로 이용하기 위해 만경강 하구를 담수로 조성한다면서 연간 266일 이상의 기간 동안은 만경강 유입수 전량을 환수로를 통해 외해로 빼내고 금강호 물을 끌어들여 보충하겠다는 것이 새만금호 계획입니다. 수자원을 이용한다는 목적에서 출발하였다지만 수질이 문제가 되자 더러운 물은 바다에 버리고 남의 동네 물을 끌어다 쓰겠다고 나서니 새만금사업의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다시 궁금해집니다.

7. 외국에서는 호소의 수질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농림부는 일본은 농업용수에 총인 기준을 정하여 관리하고 있지 않으며 네덜란드도 농업용수의 총인 기준은 0.15㎎/ℓ로 우리나라의 0.10㎎/ℓ보다 높다고 합니다. 농림부는 유역면적이 331,900ha에 달하는 새만금호를 호수수질로 비교하지 않고 단지 농업용수로만 비교해 외국에도 농업용수는 다 그렇게 관리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새만금호와 같이 큰 호수는 용도에만 맞는다고 해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농업용수로 이용하는데 부영양화로 냄새가 나고 그 물에서 물고기가 살 수 없다고 그리 크게 탓할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새만금호와 같이 넓은 호수는 이미 그것이 중요한 환경입니다. 농업용수로 이용하는데 냄새가 나고 물이 좀 썩으면 어떠냐고 말하는 농림부에게는 바다와 같이 너른 새만금 호수가 썩어가는 일은 별일 아닐는지 모릅니다. 우리나라 농업용수 기준에도 도달 못하는 새만금호를 굳이 다른 나라의 호수 수질기준이 아니라 농업용수 기준까지 들먹이며 목표수질을 달성할 수 있다고 우기는 일은 옹색한 일입니다. 일본에서도 호수의 수질기준은 0.10㎎/ℓ로 국내와 동일합니다.

8. 선진 외국에서의 간척사례와 그 효과는?

농림부는 네덜란드의 쭈다찌 지구의 간척으로 농지가 조성되고, 재해가 방지되며 연간 10억불에 달하는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다고 합니다. 새만금은 4급수에도 도달하지 못하는 호수입니다. 부영양화로 썩고 냄새나는 호수를 관광지로 찾아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국내에서는 간척의 성공사례로 소개하는 네덜란드의 폴더에 대해서 정작 그 나라 학자들은 실패라고 평가한다고 합니다. 수로와 방조제 관리에만 국민총생산(GNP)의 3%를 지출하고 있으니 국가경제에 커다란 짐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기 때문입니다. 농림부는 새만금호의 인 농도가 높아 목표수질에 달성 못하자, 농업용수라 괜찮다며 아예 총인 농도를 수질기준에서 빼자더니, 이제는 부영양화로 썩은 물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할 모양입니다.

9. 간척사업을 하게되면 철새가 못 오게 되는 것은 되는 것은 아닌지?

농림부는 간척사업을 하게되면 도리어 철새가 더 많이 날아든다며 우리나라 철새 도래지 69개소 중 농업용 간척지역이 가장 많은 마릿수가 날아든 지역1∼7위를 차지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새만금갯벌은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조류가 도래하는 서식지로 간척 이후 도래하는 조류의 개체 수가 일시적으로 증가할 수는 있으나 희귀조류 및 전체적인 종 다양성은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에서도 3월 22일 기자회견에서 농림부의 의견과는 달리 철새는 해수호와 하구에 많이 찾아 든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10. 새만금사업으로 전국적으로 조개가 50%이상 감소하고 전북지역의 수산업도 크게 피해를 입었다는데?

농림부는 전북지역의 조개생산량이 전국 전체 생산량의 3.3%에 불과하며 수산업 생산 감소는 세계적인 현상으로 새만금사업으로 전북지역 수산업이 피해를 입었다는 것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일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에서는 백합 등 새만금 특산 패류의 소멸이 예상되며, 백합 등 특산 패류가 50%이상 새만금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 새만금이 공사중인 지금 벌써 새만금 특유의 패류가 사라지고 있으며 어류종도 158종에서 107종으로 32% 감소하였다고 합니다. 농림부는 주무부처인 환경부가 안된다는 목표수질달성이 가능하다고 우기더니, 해양수산부가 전북지역의 수산업이 새만금으로 피해를 입고있으며 앞으로 그 피해가 더 심해질 거라는데도 그저 이는 세계적 추세일 뿐 별 일 아니랍니다.

11. 갯벌이 농지보다 100배나 더 가치가 높다는 주장이 사실인지?

농림부는 Nature지에 게재된 갯벌가치가 농지보다 100배 높다는 주장은 우리나라 갯벌이나 논이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잘 못된 것이며 우리나라 논은 갯벌에 비해 1.73배나 가치가 높다고 합니다. 또 Biomass가 논이 갯벌에 비해 3.14배 높은 것을 들어 갯벌의 생명체의 양이 가장 적다고 주장합니다. 새만금 갯벌에 대한 가치평가는 농지가 갯벌보다 1.4∼2.64배 우월하다는 입장에서 갯벌이 3.3∼100배 높다는 연구까지 다양한 의견이 대립하고 있습니다. 이는 갯벌의 가치가 최근 들어 속속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서유럽 등에서도 초기에는 갯벌을 수산자원이나, 수질정화가치로만 평가 하였으나 최근 들어서는 갯벌의 생태가치에도 주목하고 이를 계량화하려고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생태적 가치에 기반한 평가가 Nature지의 평가입니다. 또 농림부는 논이 갯벌에 비해 바이오매스량이 3.14배 높다는 것이 논이 갯벌에 비해 생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가치가 높다는 근거로 이용하려고 합니다. 그러나 바이오매스란 생물체의 질량으로 오래된 나무들이 서 있는 숲이 가장 바이오매스가 많고 갯벌이 가장 적은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입니다. 바이오매스로 생태적 가치나 경제적 가치를 평가하기 위해서는 단위 시간 당 바이오매스 생산량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수십 수백년도 더 된 나무가 바이오매스량에서는 바위에 낀 이끼보다 많지만 단위시간당 바이오매스 생산량은 온대지역의 숲보다는 갯벌이 훨씬 더 높습니다. 농림부가 이런 사실을 모를 이 없는데도 굳이 의미없는 바이오매스를 비교한 것은 무슨 이유에서 일까요?

12. 간척을 하면 갯벌이 아주 없어지는가?

농림부는 간척을 한 후에 새롭게 갯벌이 생기고, 또 간척을 하면 또 갯벌이 생기는 사례는 국내외에서 얼마든지 발견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나 해양수산부는 갯벌은 대체 및 복원이 어려운 희소성 있는 국토라며 새만금 방조제 완성 20년 후 바깥으로 약 628ha의 신규 갯벌 형성이 예측되나 그 규모는 현재의 약 3%에 불과하며 기능면에서도 현재의 갯벌과는 다르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새만금사업으로 우리가 잃게 되는 새만금 갯벌은 전국 갯벌의 8%인 20,800ha에 달하고, 해양수산자원의 산란·서식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사니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농림부는 주무부처인 해양수산부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갯벌이 생긴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그렇게 생기는 갯벌은 이미 그 면적에서도 그 기능에서도 새만금 갯벌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13. 외국에서는 갯벌을 살리기 위해 방조제를 허문다고 하는데?

농림부는 갯벌을 살리기 위해 바다의 대규모 방조제를 허물어서 바다로 바꾸고, 간척농지를 갯벌로 바꾼 사례는 없다고 말합니다. 물론 죽은 갯벌을 살리기 위해 방조제를 허무는 일은 없습니다. 한 번 죽어버린 갯벌이 그렇게 쉽게 살아나지도 않고 사람들이 갯벌이 죽은 걸 알아채기도 전에 먼저 물이 썩어 인공호수가 그 용도를 잃어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수질오염 때문에 방조제를 헐었지 갯벌 때문에 방조제를 헐었다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수질오염으로 방조제를 허무는 일은 멀리 외국에서, 먼 과거에서 찾을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는 바로 얼마 전, 정부가 다 지은 시화호 담수화 포기선언을 한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시화호를 터서 다시 바닷물을 끌어들인 것은 벌써 오래 전 일이고 단지, 공식적 선언만 늦어진 것도 모두가 아는 일입니다.

14. 람사협약은 무엇이고 갯벌, 습지 등의 용어가 매우 혼란스러운데 정확히 어떤 내용들이 있는지?

농림부는 람사협약은 물새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고 습지의 종류는 매우 다양한데 외국의 각종 내륙습지 등을 한국의 연안습지인 갯벌로 혼동하여 잘못 판단하였다고 합니다. 람사협약의 공식명칭이 "물새서식처로서 국제적으로 중요한 습지에 관한 협약"이 된 것은 물새를 보호하는 것을 중심으로 협약이 시작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람사협약은 물새는 국경을 넘어다니기 때문에 국제적인 자원으로 간주할 수 있고 바로 이 물새보호를 통해 생태적으로 중요한 지역인 습지를 지구적 차원에서 보호하기 위해 체결된 것입니다. 즉, 람사협약은 다른 나라의 토지이용에 대해서라도, 생태적으로 중요한 습지는, 지구적 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보호하기 위해 국경을 넘나드는 물새를 상징으로 삼은 것입니다. 또 습지 중에서도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연안습지, 즉 갯벌은 해양수산자원의 산란·서식과 육지로부터 밀려온 오염물질을 정화하는데 없어서는 안되며 이를 기술적·공학적으로 대체하는 것은 비용면에서나 효율면에서나 불가능한 일입니다. 그래서 새만금사업으로 새만금갯벌이 사라지게 된 것에 대해 해양수산자원을 관리하는 해양수산부와 오염물질을 관리하는 환경부가 드러내놓고 난색을 표하는 것입니다.

15. 새만금 사업비는 어느 정도이고, 투자가치를 평한다면?

농림부는 새만금사업의 총사업비는 99년 가격을 기준으로 3조 4898억원이고 현재 투자가치는 농지·수자원 등의 총가치가 3조4천366억원, 기타분야 연간 투자가치가 1조 183억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새만금사업은 사업비 대비 투자가치가 높아 충분히 경제성이 있다고 합니다. 영종도 신공항사업, 고속전철사업 등 대규모 국책사업이 그랬듯이 새만금사업도 계획입안 당시인 1991년에 1조 3000억이던 사업비가 98년 2조 510억원, 다시 98년 감사원 감사에서는 5조 9530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더욱이 사업이 완공되는 2011년까지 사업비가 얼마나 늘어날지는 알 수 없습니다. 사업비는 야박하게 평가하던 농림부가 투자가치를 산정할 때는 아주 넉넉합니다. 쌀은 식량안보 가치가 있기 때문에 국제미가의 5.74배(3,962,594원/톤)로 계산하여 투자가치를 따졌습니다. 그만큼 비상시엔 쌀이 중요하다는 것이겠지요. 그러나 전쟁이 난다고, 쌀 수입이 어려워진다고, 일년을 기다려야 생산할 수 있는 쌀을 갑자기 베어먹을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또 농민은 갈수록 살기가 어려워져 논을 자꾸 다른 용도로 변경하고 휴경논은 늘어가는데, 갑자기 바다를 메워 논을 만든다고 쌀을 생산하는 농민의 마음이 돌아서는 것도 아닙니다. 식량안보를 이루기 위해서는 돌아선 농민의 마음을 붙잡고 국제적인 미가 동향을 잘 살피는 등 농림부가 할 일을 제대로 하는 방법 뿐입니다.

16. 새만금사업으로 인해 전라북도 주민이 불편을 겪게 된다는데?

농림부는 새만금호 수질보전을 위해 제시된 오염총량제 도입과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녹지보전 방안은 전국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정부시책이라고 합니다. 그린벨트 해제지역의 일부를 녹지로 보전하고 강 유역의 수질오염을 관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전국적으로 시행해야 하는 정부시책입니다. 그러나 그린벨트 해제 지역 전부를 녹지로 보전하거나 한강 상수원에서 보다 수질개선비를 세 배나 내면서까지 수질보전을 해야하는 것은 새만금사업 때문입니다. 수질보전을 위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자세입니다. 그러나 마실 물의 세 배나 들여 하류의 물을 정화하고 그나마도 그 물이 목표수질에 도달하지 못한다고 환배수로를 통해 외해로 방류해 버린다면 전북주민이 불편과 비용을 감수해야 하는 것은 무엇을 위해서인가요?

17. 새만금사업 민·관공동조사에서 어떤 결과가 나왔는지, 또 공동조사가 끝난지 반년이 넘었는데 발표가 늦어지는 이유는?

농림부는 새만금사업 민·관공동조사단의 조사결과 새만금사업은 경제적인 측면에서 타당성이 있고 새만금호의 수질은 농업용수 사용에 무리가 없는 것으로 결론이 났으며 해양환경 분야에서는 환경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이 제시되어 조속히 정부가 최종방침을 확정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농림부의 말과는 달리 민·관공동조사단은 합의된 조사결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민관공동조사단은 2000년, 일년여에 걸친 조사 및 검토 결과를 제출했지만 찬·반의 시각 차이가 너무 커 찬·반 양론을 열거하였을 뿐 아무런 결론을 내리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다시 2001년 3월 22일 대통령자문 지속가능발전위원회가 새만금사업에 대한 검토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여기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새만금추진여부를 판단할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한 투명하고 공정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발표하였습니다.

18. 일부에서 제안한 대안 대로 하면 무슨 문제가 있나?

농림부는 일부에서 방조제를 방파제로 활용하거나 교량을 설치하고 풍력발전 등으로 개발하는 안을 제시하고 있으나 이는 경제적 타당성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대안이 제시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대안이 경제성이 없거나 공학적으로 타당성이 없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제시되는 대안에 대한 검토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다는 것이 사업을 계속 해야 하는 어떤 핑계도 될 수 없습니다.

19. 공사를 중단하고 현상태에서 방조제 보강공사만 할 수 없는지?

농림부는 공사를 중단하면 이미 투자된 돈이 낭비되기 때문에 정부정책에 대해 국민의 신뢰도가 저하하고 국제적인 위신이 추락하여 국가적으로 감당할 수 없는 후유증이 발생할 것이라고 합니다. 그럴까요? 이미 사업을 종료한 시화호도 결국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농림부의 주장대로 지금 66%의 사업을 진행한 것이라면 34%나 더 낭비될 국민세금을 줄이고 환경파괴도 막은 셈이 됩니다. 또 감사원의 감사대로라면 이제 겨우 19%의 사업공정만이 진행되었을 뿐이니 81% 만큼의 국고 낭비를 막은 것이 됩니다. 이제까지 들인 공이 아깝다고 잘못된 길인 줄 알면서도 계속 갈 수는 없는 일입니다. 또 타당성이 없는 사업이라면 멈출 수 있는 용기를 가진 정부에게 국민이 신뢰를 거둘 이유가 없습니다. 또 노태우 군사정부가 벌여논 잘못된 사업을 거둬들였다고 국제사회가 우리나라를 업수이 보지도 않습니다.

20.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새만금을 이끌어 갈 것인가?

농림부는 우리의 국력을 모으면 수질문제와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걸고 이 사업을 완성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환경문제 해결은 하루아침에 바다에 둑을 쌓아 땅을 만들 듯이 그렇게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그렇게 국력과 자존심을 걸고 우격다짐으로 총력전을 벌여봐야 순리대로 하나씩 풀어감만 못합니다. 새만금사업은 우리의 미래에 걸려있는 사업입니다. 국민과 대결하듯이 또는 국민을 몰고 가듯이 정책을 펼 때는 지났습니다. 지금은 새만금사업을 돌이킬 때입니다.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는 기독교, 불교, 원불교, 천주교 등 종교계와 지역운동단체, 환경시민단체 등 200여개의 사회운동단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새만금갯벌생명평화연대는 새만금 갯벌을 살리기 위한 농성을 새만금사업이 끝나는 날까지 계속해 나갈 것입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성원이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