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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과 공해연구회

국방의 부담 공평하게 나누기 환경과 공해연구회 소식지 2011년 7, 8월호 국방의 부담 공평하게 나누기 이수경(사무국장) 강정마을이 뒤숭숭합니다. 작고 아름다운 어촌에 해군기지가 들어선다는 발표가 나면서 한적한 마을이 쑥대밭이 되어버렸습니다. 오순도순 살던 마을 사람들이 두 패로 나뉘어 반목하고, 평화롭던 마을엔 전운이 감돕니다. 왜관 미군기지에 고엽제를 묻었다는 미군의 양심선언이 알려지면서 왜관도 어수선해졌습니다. 고엽제를 묻거나 뿌린 곳이 비단 왜관 뿐 아니라는 증언도 잇따라 나오고, 왜관에서 고엽제를 파내긴 했지만 어디로 간지는 모르겠다는 무책임한 미군의 해명은 오히려 전국의 미군기지를 불안하게 만들었습니다. 모든 환경피해가 그렇지만 주한미군이건 한국군이건 군부대로 인한 환경피해는 더 피해자를 억울하게 만듭니다. 나라가 안정.. 더보기
북한산 둘레길(흰 구름 길) 생태기행 환경과 공해연구회 소식지 2011년 4월호 북한산 둘레길(흰 구름 길) 생태기행 이수경(사무국장) 4월 23일 북한산 둘레길로 생태기행을 떠났다. 자주 뵙지 못하는 회원 분들을 뵙고 싶었으나, 누구 말마따나 ‘밑반찬’ 뿐이었다. 꽃 놀이를 가야지가야지 하면서 봄을 다 보낼 판이었는데 꽃 천지인 북한산 산행으로 때워야 겠다. 토요일이라 둘레길에는 꽃보다 사람이 많았다. 알록달록한 옷을 입은 아이들부터 직장인들의 모임까지, 무리를 놓치지 않으려 사람 단속 하는 소리가 소란스럽다. 사람이 많아서 정신없는 건 대부분 소리 때문이다. 사람 띠로 둘레길이 그려져도 빈 곳은 있다. 사람이 많은 구간에서는 빨리 걷고 사람이 적은 구간에서는 길도 꽃도 구경도 하고. 다들 그런 요령을 피우는 데도 빈 곳은 있기 마련이다... 더보기
팔리 모왓의 「울지 않는 늑대」,「안 뜨려는 배」,「잊혀진 미래」 환경과 공해연구회 소식지 2011년 3월호 팔리 모왓의 「울지 않는 늑대」,「안 뜨려는 배」,「잊혀진 미래」 이수경(사무국장) 머리가 복잡하고 사는 게 심란했던 어느 날, 우연히 「안 뜨려는 배」를 보게 되었다. 책에서 펼쳐지는 우스꽝스럽고 복잡하고 어리석은 소동으로 오히려 마음은 평안해졌다. 문명인(?)으로 사는 게 더 넓고 긴 시각으로 사는 이들의 눈에는 어리석고 이해할 수 없는 소동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은 책장을 덮으며 들었다. 그만큼 책을 읽는 내내 즐겁고 유쾌해서 생각이 끼어들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원래 책 제목이나 저자를 확인하지 않는 편인데 「안 뜨려는 배」를 다 읽고는 책 앞장을 넘겨 저자와 제목을 확인했다. “음, 팔리 모왓”. 팔리 모왓의 대표작으로 꼽히는「울지 않는 늑대」는 「.. 더보기
알 수 없으면 무섭다 환경과 공해연구회 소식지 2011년 3월호 알 수 없으면 무섭다 이수경(사무국장) 일본인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전 세계를 감동시키며, 아이티와 비교되던 일본 시민들이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다. 핵재앙은 유래 없는 지진도 쓰나미보다도 더 공포스러운 걸까? 일본의 침착한 대응을 한 목소리로 칭송하면서 아이티 사례를 반례로 드는 것은 참 불편했다. 아이티 국민이 그러고 나설 수밖에 없었던 건, 정부가 해줄 게 아무 것도 없을 거라는, 그래서 내가 나 자신을 챙길 수밖에 없다는 공포에서 비롯된 것이기 때문이다. 지진과 쓰나미에도 침착했던 일본 국민이 그동안 비밀주의로 일관해왔던 핵산업과, 핵참사 앞에서도 반복되는 정부의 거짓말과 정보은닉에 공포심을 느끼는 건 그래서 당연하고 또 가슴 아픈 일이다. 인재.. 더보기
지속가능한 전자산업의 과제 환경과 공해연구회 2011년 2월 소식지 지속가능한 전자산업의 과제 이수경 더보기
내안의 영웅주의 환경과 미래 68, 2009년 여름호 내안의 영웅주의 이 수 경(회 장) 5월 24일 토요일 아침,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멍하다 봇물처럼 터진 노무현 시대에 대한 기억들로 혼란스럽다. TV에 눈을 둔 채 정리되지 않는 생각들로 잠을 통 이루지 못하더니 월요일엔 결국 병원 신세를 지게 되었다. 2002년 12월 19일, 16대 대통령 선거가 있던 그 날 나는 영국에 있었다. 아마, 한국에 있었어도 그를 뽑지는 않았을 것이다. 당선이 되지는 않겠지만 진보정당에 투표해 득표율을 높이는 것이 거대한 보수정당만이 판치는 이 나라에 진보의 싹을 심는 일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나는 그 날 투표하지도 않았을 노무현 민주당 후보의 승리에 가슴을 졸였다. 나는 엎치락뒤치락 하는 투표결과를 .. 더보기
끝없이 성장해야 사는 사회 환경과 미래 67호 2009년 겨울호 끝없이 성장해야 사는 사회 이 수 경(회 장) 기대수명이 늘어 45세면 제2의 인생이 시작되는 시기라고들 한다. 사오정이니 뭐니 하는 놀림 속에서도 기죽지 말라는 소리처럼 들어도 좋으련만, 나는 ‘시작’이라는 말이 자꾸 목엣가시 같다. 비틀린 심성이 정점을 지난 인생에서도 계속될 모양이다. 만 45세를 넘던 해에 나는 가슴 아픈 이별을 겪었다.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마다 꼭 등장하는 눈물 핥아주는 개, 콘스탄테처럼 내게도 15년 동안 내 눈물을 핥아주던 개가 있었다. 집에 오던 때부터 유난히 조용하고 겁이 많던 그 개는, 늘 내가 있는 곳에, 있었다. 내 몸 어느 구석에 늘 제 몸을 기대, 그 개가 온 뒤로 한군데는 시리지 않게 보냈다. 개를 떠나보내고도 일 년이나 지.. 더보기
시민운동과 도덕성 환경과 미래 65호, 2008년 가을호 시민운동과 도덕성 이 수 경(회 장) 시민단체들이 수난입니다. 예상되었던 일이고, 유연성이 장점이자 약점인 시민단체에게 절차를 문제 삼아 걸고넘어지겠다면 걸려줄 밖에 도리가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 내용이 잘 못된 게 아닌데 절차만을 똑 떼어내어 전체를 문제 삼겠다면 앞으로 절차를 보완하던지 절차를 고쳐나가는 운동을 벌이던지 할 일입니다. 그런데 정작 유감인 건 비판하는 쪽이건 방어하는 쪽이건 “도덕성이 생명인 시민단체가 어쩌고저쩌고” 하는 겁니다. 예전부터 번번이들 그러는데 정말 시민단체에게, 시민운동가에게 도덕성이 생명일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소름이 쭉 끼치더군요. 남들은 몰라도 나는 아니라는 건 분명합니다. 시민운동가에게 도덕성이 생명이라면 나는 진작 죽은 목숨.. 더보기
살기 무섭다 환경과 미래 63호, 2008년 봄 살기 무섭다 이 수 경(회장) 밥을 혼자 먹는 건 아무리 오래해도 익숙해지지 않는 일이다. 그래서 혼자 먹는 밥상은 늘 텔레비전 앞이다. 요즘 뉴스라는 게 밥 먹다 얹힐 소식뿐이라 밥 때와 뉴스 때가 잘 겹치지는 않도록 조정을 하는 데, 일산 어린이 폭행사고가 보도되던 날은 아마 저녁밥이 늦었나 보다. 결국 한술 뜬 밥은 체하고 먹던 밥은 그냥 음식쓰레기가 되고 말았다. 딸이 현관문을 들어서 신을 벗기도 전에 일찍 다녀라 어두운 데 가지 말라고 졸졸 따라 다니며 잔소리하다가 결국 낯선 사람 따라가지 말란 소리 끝에 “나 스물 세 살이거든”하며 딸이 기막혀 웃었다. 연일 아이에 대한 폭행 장면이 되풀이되고 각종 프로그램마다 부모의 우려와 전문가의 대책과 문제점이 쏟아져 .. 더보기
뗏목에서 자리잡기 환경과 미래 62호, 2007년 겨울 뗏목에서 자리잡기 이 수 경(회 장) 기후변화가 현실이 되었다. 이제 우리는 “예년에 없던” 가뭄과 더위와 폭우를 예삿일로 겪어 넘겨야 하는 시대를 살고 있다. 이상이 평상이 된 세상이다. 우리나라도 기후변화에 대한 대책을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되었다. 온실가스를 많이 배출하기론 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우리나라가 언제까지 “기후변화의 역사적 책임”에만 기대서, 해야 할 일을 미뤄두기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도 기후변화 국가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변화, 기후재앙을 막기 위해서라면 안전성 때문에 국민들이 불안해하더라도 핵발전소를 더 많이 짓겠다고도 하고, 지금도 신재생에너지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폐기물소각에너지를 늘리겠다고도 한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