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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하는 게 시민운동이다

얼떨떨 방북기

환경과 공해 42호, 2002년 2월

 

얼떨떨 방북기

이 수 경(사무처장)

' 2월 28일 드디어 북한 땅을 밟다'

마지막 날, 해금강과 삼일포 관광 기회가 생겼다. 물론, 세관과 현대아산 관할지역(?)인 온정각에는 수 없이 드나들었지만 북한 사람의 코끝이라도 보고 가게 되었다는데 꽤는 흥분이 되었다. 여행의 첫째 날 저녁부터, 슬슬 눈치를 보면서 따로 놀기 시작했더니 이제는 버스에 타도 혼자 앉아 갈 수 있게 되었다. 사람들하고 붙어 있는 한계가 정확히 8시간이란 걸 알게 된 것도 이번 여행의 수확이라면 수확이다.

버스 밖으로 북한 사람들이 보였다. 책가방을 메고 무리지어 떠들며 등교하는 아이들, 이른 아침부터 강가에 나와 빨래하는 아낙네들,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는 사람들, 멀리 보이는 풍경과 사람들이, 복고적인 요즘 취향의 영화들이 빚어낸 풍경과 그리 다르지 않았다. 다만 사람들이 더 많고, 영화관계자들이 보면 탐이 날 빼어난 금강산이 조금 달랐지만. 차창에 코를 들이박고 밖을 내다보다가 관광버스가 지나는 길을 따라 서 있는 초병과 눈에 마주쳤다. 앳돼 보이는 젊은 초병은 빛에 그을린 피부와 몽고족 특유의 홍조라는 빨간 볼을 하고 조금은 경계하는 듯한 순진하고 많이 무표정한 얼굴로 정면을 향하고 서 있었다. '악의 축' 이라는 북한 군대의 초병 뒤로는 빈 양동이를 한 쪽 어깨에 걸치고 줄을 서서 걸어가는 군인들이 보였다. 마을에 일을 도우러 가는지 그들은 논둑길을 걷고 있었는데, 그 한가로운 걸음걸이가 전쟁을 준비하는 것은 고사하고, 일을 하러 가는 것 같지도 않아 보였다. 어디 천렵이라도 가는 것 같은 병사들 옆으로는 마을 사람들이 삽을 들고 밭으로 나가고 있었다.

겨우 두 시간 남짓 주어진 관광에 하나라도 더 눈에 담아가려고 창 밖 구경에 정신을 팔았더니 나중에는 약간 멀미가 났다. 그래서 창에서 눈을 떼고 시선을 멀리했다. 마을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고 할 것 없는 민둥산. 듣던 대로 북한지역은 식량과 에너지 부족에 따른 산림훼손이 매우 심각한 지경에 이른 것 같았다. 그러나 대조적으로 길가에는 인공적으로 조성된 가로수처럼 보이지 않는 관목대며 숲이 풍성했다. 금강산이어서 였을까?

쭉쭉 뻗은 미인송과 주민들이 빨래를 하는데도 맑은 개울, 풍성한 가로수림대, 그리고 어김없이 펼쳐진 마을 뒤의 민둥산. 서로 원인은 같고 현실은 다른 것들이 만들어낸 북한의 자연은 긴장한 초병과 천렵을 나가는 것 같이 평화롭던 군인들의 대열과 겹쳐졌다.

'2월 25일 선물을 준비하다'

북한에 가기로 마음을 먹고 난 그 순간부터 긴장이다. 방북교육을 받고 나오면서 준비해 갈 선물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필요하면서도 부담은 되지 않고 정성은 느껴져야 하고 또. 선물을 마련한다는 건 늘 그렇지만 정말 마음을 많이 써야 하는 일이다. 상대방을 잘 알아서 거기에 맞춰야 하지만 또 상대가 자기 돈으로는 사지 않을 그래서 조금은 의외인, 그런 선물을 마련하려면 상대에 대해서 많이 고민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존심이 강한 북한 사람들에게 내가 돈이 조금 많은 동포처럼 그래서 선물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것으로 보이면 안된다. 그럼 포장에 신경을 쓰자. 포장도 화려하면 안 될걸. 한지를 사서 봉투를 만들어 선물을 넣고 색을 맞춘 리본을 달면. 이제 내용물이 문제다. 나랑 만나는 사람들에게 필요하면서도 부담이 안갈 물건은.' 볼펜이 좋겠다고 결정을 하고 나니 볼펜심도 넣는 게 좋을 것 같았다. 볼펜 하나에 볼펜 심 5개씩.

집에 와서 한지로 봉투를 만드는데, 한지란 게 풀을 붙이면 늘어붙고 찢어지고 여간 애를 먹이는 게 아니다. 두 시간에 걸쳐 20개의 선물을 쭈그리고 포장하고 났더니 허리가 다 아프다. 그래도 선물을 늘어놓고 보니 여간만 흐뭇한 게 아니다. 남북환경협력도 이렇게 하면 되겠구나 싶다. 상대의 필요에 맞게 내 마음을 잘 전달할 것.

귀찮아도 두려워도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다시 선물을 준비해 볼까 하는 마음까지 생겼다. 괜히 들떠서.

'2월 27일 누구를 원망하랴'

26일 북한으로 출발하면서부터 마음이 언짢았다. 일부의 방북이 불허되고 그래서 또 일부는 방북을 거부하고 또 나를 포함한 일부는 그래도 떠나오고.

민간교류에 민간의 일부를 불허한 정부의 처사가 심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다. 누구는 되고 안 되고는 방북을 요청한 민간이 자율적으로 정할 일이다. 그래야 민간 교류가 아닌가. 승인을 일부만 내 줬다는 건 가는 사람에게도 남는 사람에게도 심히 모욕적인 일이다. 게다가 적어도 한 단체의 대표로 참석한 사람들에게 방북을 주도한 측에서 설명이나 의견 개진 없이 결정을 내려버린 처사는 두고두고 괘씸했다.

뭐가 다르냐는 말이다. 제 멋대로 방북민간을 정해버린 정부나 참가자들의 의견 수렴이 없는 민화협이나. 멋도 모르고 줄레줄레 따라다니는 나나.

북한에 도착하고 나니 이건 계속 기다리는 일 뿐이다. 세관에서 기다리고 또 북한의 결정을 기다리고. 온정각에서 무료하게 기다리고 밥 먹고 남들 술 먹는 것 구경하고 그러다가 책도 보고. 책을 보다가 눈이 아파 눈을 들어보니 금강산의 한 봉우리가 참 예쁘다. 옆에 있는 서형원씨에게 물었다. "산이 원래 저렇게 예뻐요?" 환경운동을 한다는 사람 입에서 나온 말 치곤 꽤 가관이다 싶은 얼굴로 쳐다보더니 "금강산은 정말 금강산이네요"한다. 서형원씨 딴에 설마 산을 모르랴 저것도 감격의 표시겠지 싶었나 보다. "다른 산도 이렇게 생겼어요?" 눈치 없이 다시 물었더니 한심하다는 표정으로 "산에 안 가보셨어요?" 못들은 척하곤 산을 그리기 시작했다. 기암괴석이라더니 정말 말 그대로 금강산이다.

한 시간 남짓 그림을 그렸을까 모두 모이라고 해서 가봤더니 남북의 만남이 무산됐단다. 민간교류라는데 일부만 선정해서 보낸 남한 정부나, 초청해서 찾아 온 손님을 일부만이라며 문전박대하는 북한정부나. 그 동안은 초조하고 화가 나서 마음이 시끄럽더니 오히려 차분해진다. 인의협의 양길승선생님은 이게 통일의 길이란다. 기다리고 실망하고 그래도 희망을 잃지 않고 다음을 기꺼이 준비하는 것. 그래서 나도 속으로만 화답했다. 그리고 그 길에서 멋진 사람들을 만나는 것.

저녁에는 준비해간 문화공연을 예정대로 진행했다. 남측만. 문화공연이 끝나고 대보름 달밤에 온정각 마당에 나와 강강수월래도 하고 신나게 놀아 젖혔다. 쓸쓸했지만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을 보면서도 난 담담했다. 다음이 있으므로.

'2월 27일 술 향기에 젖다.'

북한으로 출발하는 설봉호에서 시작 된 술판은 기다림을 안주 삼아, 다시 민간교류 무산을 안주로 바꿔 계속됐다. 그런데 이 술판이 아주 흥미롭다. 해가 중천에 떠 있는 동안에는 술을 안 마신다는 내 상식은 26일 설봉호 선상에서 무참해졌다. 그저 반주로 한두잔이겠거니 했던 술판이 소주 한 상자가 동이 나는 걸 보면서 슬슬 불안해지다가 조금 있으면 북한에 도착한다는 내 경고를 무시하고 계속되는 술판에 기가 질렸다. 이곳의 술자리를 이끄는 주범은 세 분이신데, 인의협에 양길승 선생님, 건치의 송학선 선생님, 환경운동연합의 윤준하선생님이시다.

주선(酒仙)이라고 불리워도 무방할 이 분들의 술자리는 이러하다. 먼저, 주량은 무한하다. 26일 점심부터 돌아오는 28일까지 잠시도 술을 떠난 적이 없다. 오가는 차 안과 배 안은 물론 온정각에서 기다리는 동안 그리고 잠자리에서 까지. 둘째, 주종을 가리지 않는다. 갖고 간 소주 한 박스가 동이 나자 온정각의 들쭉술, 불개미술, 황구렁이술, 벌꿀소주, 설봉호의 맥주, 양주, 마주앙 등 모든 술이 동원되었다. 물론 안주도 가리지 않는 것은 물론, 그 와중에도 식사는 세 끼 모두 하는 게 철칙이란다. 셋 째, 일 얘기는 안 한다. 주로 남의 얘기만 하는데, 여기서 남의 얘기란 운동권 선배들의 전설적인 영웅담이다. 넷 째, 술자리는 시끄럽지는 않지만 늘 즐겁다. 다섯 째, 오는 사람 막지 않고 가는 사람 잡지 않으며 먹지 않겠다는 사람에게 권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술자리엔 술이 넘쳐나는 것만큼 격조가 넘쳐 났고 술도 안주도 먹지 않고 눈만 때굴때굴 굴리고 있는 내게도 너무나 흥취에 넘치는 자리였다. 남북의 만남이 무산되고 이 분들이 온정각 내에 있는 금강산 온천에 단체로 다녀오셨다. 송학선 선생님은 들고 갔던 카메라로 고은 선생님을 포함한 원로들의 나체 사진을 찍었다며 즐거워하는데 옆에 있던 물정 없는 일행이 그런데 왜 온천에서 나오면서 우셨어요 한다. "금강산이 너무 아름다워서요" 말끝을 흐리는 송학선 선생님의 눈에 또 눈물이 맺혔다. 속내가 드러나 부끄러우셨을지 모르지만 난 주선들의 경지에 또 감격하고 말았다.

'부자인 건 참 좋은 거구나' 돈이 부러울 것도 아쉬 울 것도 없는 내게 윤준하 선생님의 돈 씀씀이는 참 부러웠다. 작년, 새만금에 갔을 때였다. 대절한 버스에 좌석이 모자라자 사람들 자리를 다 확인하고는 본인은 어떻게든 갈테니 떠나라던 마음 씀씀이에서 예사로운 사람은 아니라고 이미 감격한 바 있었다. 그러나 늘 남의 마음씀은 쉬 잊혀지지 않던가. 말씀이 없이 무뚝뚝하게 술자리를 지키다가도 이 자리 저 자리 술자리가 파할 때면 생색 안나게 술값을 내러 다녔다. 윤준하 선생님은 인상만 보면 호랑이상인데 속엔 곰살맞은 여우도 들어 있나 보다, 버릇없이 생각하곤 킥킥거렸다. 사람에 대해 둔감한 것처럼 사람에게 죄 짓는 일은 없다던 말이 생각나고 요즘 사람들 좋아하는 카리스마란게 저런 건가 보다 싶기도 했다.

격을 달리 해서 젊은 사람들끼리 설봉호에서 술자리를 가졌고 나도 이번에는 술자리에 본격적으로 끼게 되었다. 소문이 늘 과장되는 것은 아니었다. 소문으로만 듣던 서형원씨의 노래 솜씨는 기대 이상이었다. 게다가 기대도 안했던 김타균씨는 또. 각 단체 기획실장으로 구성된 연예기획사를 차리면 대박이다 싶었다. 소문내지 말고 수익사업이나 벌여볼까? 평소 주량대로 맥주를 2000㏄나 마셨는데 김혜정씨랑 다들 놀렸다. 그것도 마시는 거냐고. 부끄러웠다.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풀고, 늦췄다 나꿨다하는 감정의 끈을 다루는 법을 이미 터득한 후배들 앞에서. 아직도 사람들 앞에서 버벅거리고 얼떨떨해 하는 나는 인정하기 싫어도 온실 속의 화초인 것 같아서.

여행은 참 좋다. 자기를 돌아 볼 수 있어서. 그리고 참 싫다. 자기가 너무 잘 보여서.

그래도 여행은 참 좋다.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그래서 다음부터는 여행을 겁내지 말아야겠다.

 

 

【성명서】

不信의 자락 넘어 화해와 평화의

희망을 일구고 오겠습니다

새봄을 기다리는 우리의 마음은 마지막 추위의 기승 앞에 상처받고 있지만 인고의 결실은 우리에게 무한한 희망일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드디어 끊어진 민간교류의 물꼬를 새로이 터는 2002 새해맞이 남북공동행사를 위해 금강산으로 떠납니다. 우리가 금강산으로 떠나는 것은 새해를 맞이해서 남과 북의 동포들이 함께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의 희망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참으로 송구하게도, 금강산으로 떠나는 길목에서 우리는 반세기 이상의 분단이 뿌려놓은 불신의 자락 위에 있음을 다시금 확인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새해를 맞는 남북 동포들의 만남 위에도 어김없이 다가와 우리에게 분열의 상처를 기억하게 하였습니다. 2002 새해맞이 남북공동모임은 남북민간교류행사에 참여하는 것이 현저하게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사람’을 예단하는 정부의 방북불허조처에 의해 이미 상처받고 있습니다. 우리는 깊은 불신의 눈에 가리워 화해와 평화의 희망을 보지 못하는 정부의 태도에 엄중하게 항의합니다.

국민여러분, 우리가 2 19일로 예정된 새해맞이 행사를 이렇게 연기해서 치르고자 했던 것은 행사에 대해 국민 여러분과 우리 정부가 갖는 우려와 걱정을 알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행사 시기가 부시 대통령의 방한 시기와 겹치는데서 생기는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였습니다. 그것은 또한 보다 성숙하고 슬기롭게 민간 부문의 통일운동과 교류를 추진하겠다는 우리의 다짐과 약속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57 동안이나 계속된 분단의 세월은 결국 다시금 상처를 도지게 하고야 말았습니다.

국민여러분, 오늘 우리가 금강산으로 가는 것은 불신의 자락을 넘어 화해와 평화의 희망을 일구기 위함입니다. 불신이 불신을 낳는 순환의 악한 고리를 끊는 유일한 길은 불신에 대해서조차도, 오직 믿음으로 대하는 것임을 알기 때문이며, 그것이 민간의 몫임을 알기 때문입니다.

국민 여러분, 오늘 우리는 지금 결코 가볍지 않은 발걸음 내디디며 다시 금강산으로 갑니다. 평화와 공존, 번영의 희망을 일구기 위해 갑니다.

지난 2 18일은 남북기본합의서에 남과 북의 당국자들이 서명한 년이 되는 날입니다. 민족의 화해와 협력 그리고 상호불가침을 내세운 남북기본합의서가 이행되었더라면 오늘 우리의 금강산행은 발걸음이 더욱 가벼웠을 것입니다.

국민여러분, 이번 행사가 민족의 화해와 협력을 굳건히 하는 행사로 남기 위해서는 국민여러분의 따듯한 관심과 적극적인 협조가 절실히 요구됩니다. 각별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행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는 7천만 겨레의 통일염원을 가득 안고 돌아오겠습니다. 햇살에 녹듯 불신은 그렇게 겨레의 염원속에 녹아 버릴 것입니다. 위에 금강산의 봄소식을 전해드리겠습니다. 다시 한번 국민 여러분의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2002 2 26

온겨레손잡기운동본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성명서】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2002

새해맞이 북남공동모임> 북측대표단 성명

이미 보도된바와 같이 북과 남의 각계층 민간단체들은 올해의 통일행사로서 금강산에서 새해맞이 공동모임을 진행하기로 합의하고 그에 필요한 모든 준비사업들을 완료하였다.

이번 행사의 순조롭고도 성과적인 개최는 북남 민간급 접촉과 대화는 물론 전반적인 북남관계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게 이였다.

그러나 미국과 조종을 받는 남조선의 극우보수세력들의 책동에 의하여 행사를 하루 앞둔 시각에 행사발기단체인 <통일련대> 대표들의 행사참가가 아무런 타당한 근거도 없이 전면 <불허>되는 비정상적인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남조선의 <전국련합>, <민주로총>, <한국로총>, <민주로동당>, 범민련 남측본부, <한총련>, <전농>을 비롯한 통일운동단체 대표 90여명이 이번 금강산행상에 참가할 없게 되었으며 따라서 예정된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2002 새해맞이 북남공동모임>이 무산되는 참을 없는 사태가 빚어지게 되었다.

이것은 매우 심각하고도 우려를 금할수 없는 엄중한 사태이다.

지금까지 북남통일행사때 남측의 몇몇 인사들의 참가가 불허된 사실들은 있었으나 이번과 같이 남조선의 모든 통일운동단체들과 대표들이 통일행사에 집단적으로 참가하지 못하도록 전면적으로 막아나선 례는 일찌기 없었다.

이번 사태의 원인은 전적으로 미국의 계획적인 파괴음모책동에 기인하고 있다.

미국은 6.15북남공동선언 자체를 무시하면서 우리 민족끼리 단합하여 통일하는 것을 극력 반대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이번에 부쉬의 남조선행각 직후에 서울에 이어서 금강산에서까지 반부쉬, 반미의 목소리가 터져 나올 것이 두려워 남조선의 극우보수세력들을 부추겨 음으로 양으로 금강산통일행사에 통일운동단체대표들이 참가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가하면서 행사자체를 파괴하기 위한 불순한 책동을 집요하게 감행하였다.

우리는 민족의 기대와 관심 속에 바야흐로 막을 올리려던 금강산행사가 미국의 파괴책동으로 인하여 무산되게 사태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면서 미국의 반통일적 죄행을 민족의 이름으로 단호히 규탄한다.

아울러 우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한나라당>을 비롯한 극우보수세력에게도 책임이 있으며 이들의 압력을 두려워하는 남조선의 <통일부>에도 문제가 있다고 인정한다.

미국과 함께 남조선의 반통일세력은 6.15공동선언정신에 따라 우리 민족끼리 힘을 합쳐 조국을 자주적으로 통일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것을 이번에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우리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책동으로 말미암아 이번 금강산 공동행사가 예정대로 치루어 없게 된데 대한 책임을 엄격히 추궁하고 죄과를 똑똑히 계산할 것이다.

북남대결을 조장하고 정세를 격화시키려는 미국과 추종세력들의 책동이 날로 엄중해 지고 있으나 6.15공동선언을 리행하여 우리 민족끼리 기어이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려는 7천만 겨레의 의지는 절대로 꺾을수 없다.

이번의 금강산통일행사는 비록 실현되지 못하였지만 우리는 남조선의 <민화협>과 <7대종단>이 이행사의 성공적 개최를 위하여 기울인 노력을 평가한다.

우리는 보다 신심과 용기를 가지고 남조선의 계층 통일운동단체들과 더욱 굳게 련대하여 6.15 공동선언관철을 위한 투쟁을 계속 힘차게 벌려 나갈 것이다.

주체 91(2002) 2 27

 

 

 

 

【성명서】

새해맞이 남북공동모임 무산에 대한

남측 대표단의 입장

27일부터 28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2002 새해맞이 민족공동행사가 결과적으로 무산된 대해 아쉬움과 실망감을 금할 없습니다. 이번 행사가 일시적 정체상태에 있는 남북관계의 새로운 전기가 것으로 기대한 국민 여러분의 믿음을 결과적으로 져버린 것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입니다.

우선 우리는 남측정부의 대규모 방북 금지 조처에 대해 다시 한번 강한 유감을 표시합니다. 남측 정부의 대규모 방북금지 조처는 민족의 단합과 통일을 위해서는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모두가 단결의 큰길에 함께 해야 한다는 6.15공동선언의 정신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것이라 하지 않을 없습니다. 또한 우리는 통일연대 대표단의 불참을 이유로 이번 행사의 무산을 결정한 북측의 태도에 대해서도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없습니다. 북측의 조처는 6.15공동선언의 실현을 위해 노력해온 민간통일운동의 노력과 결단에 상처를 주는 것입니다.

통일의 과정은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을 요구합니다. 그러므로 민간 통일운동의 헌신과 창의력이 없으면 통일은 온전한 통일이 없을 것입니다. 이번 행사의 무산은 민간 통일운동의 자발성과 창의력을 저해하는 남과 북의 온갖 요소들이 그대로 현실임을 깨닫고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는 행사 무산으로 빚어진 실망스런 현실을 딛고 다시 출발할 것입니다. 우리는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민간 통일운동이 결국은 통일과정의 축으로 우뚝 서게 것임을 우리의 노력을 통해 보여줄 것입니다.

민간 통일운동의 변함없는 노력에 대해 국민여러분의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기대합니다.

2002 2 27

2002새해맞이남북공동모임 참가자 일동

 

 

 

 

【성명서】

"2002새해맞이남북공동모임" 무산에 대한

남측 환경단체 참가자들의 입장

우리는 2002새해맞이남북공동행사 기간 열릴 예정이었던 환경분야 모임이 남북 환경인들의 교류와 협력을 본격화하는 계기가 되길 진심으로 바랬습니다. 환경분야는 이념적, 정치경제적, 사회문화적 차이에도 불구하고 남북이 함께 뜻을 모아 노력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남북 환경인들의 공식 만남인 이번 모임에 기대를 걸었던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행사의 무산에 대해 새해맞이 행사 남측 대표단이 밝힌 공식 입장에 더해, 우리 환경단체 참가자들이 이번 모임의 무산에 대해 느낀 안타까움은 더욱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행사가 온갖 어려움을 겪고 결국 무산되는 과정을 지켜본 우리들은 남과 북이 이념과 정견을 떠나 협력할 있는 환경분야의 교류 협력이 긴요함을 더욱 실감했음은 물론, 환경분야의 교류 협력이 한반도의 화해와 평화에도 기여할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에 우리 남측 환경단체 참가자들은 이번 한번의 행사가 무산됐다는 것에 실망하지 않고, 남과 북의 환경인들이 다른 어떤 부문보다 활발하게 한반도 환경보전과 평화를 위해 협력할 있도록 남측 환경단체들이 먼저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합니다.

2002 2 27

녹색연합, 환경과 공해연구회, 환경운동연합, 환경정의시민연대

2002새해맞이남북공동행사 참가자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