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폐기장 썸네일형 리스트형 부안에서 밝힌 100일째 촛불기원 환경과 미래 48호, 2003 겨울 부안에서 밝힌 100일째 촛불기원 이수경(사무처장) 좁은 봉고차 안이었지만, 맨 뒷자리를 차지하게 되어서 마음은 한없이 느긋해졌다. 뒤에 사람을 두지 않는다는 사냥감같은 본능 때문인지, 주행 중인 차의 뒷자리가 가장 위험하다는 상식에도 불구하고 나는 아주 편안한 기분이 되었다. 낯선 사람들 뿐이라 이어폰을 끼고 준비해 간 음악을 듣는 여행길은, 의례적인 대화를 이어나가야 하는 지루함까지 덜 수 있어서 한결 홀가분했다. 창 밖으로는 가로수의 낙엽이 휙휙 지나가고, 태풍에도 벼를 키워 낸 논은 단풍 든 산 아래에서 노랗게 일렁이고 있었다. 케빈 컨의 음악은 감미로웠고 차창 밖으로 펼쳐지는 논 풍경은 한가로웠다. 소문으로 듣던 것과는 달리 부안은 떠들썩하고 흥겨웠다. 차일 .. 더보기 이전 1 다음